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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소송전략

가족 친구에게 빌려준 통장 사기 대포통장이나 명의도용으로 범죄에 이용했을 시 피해자에게 대신 갚아줘야 할까

by 인천 송도 변호사(경찰 출신) 2024. 10. 17.

안녕하세요, 인천민사형사전문변호사 서범석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해 '위헌' 취지의 결정을 내린바 있습니다.

친족상도례란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이 범한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면제한다는 취지의 형법상 규정인데, 본 규정으로 인해 부모, 배우자, 형제, 자녀 등으로부터 사기, 절도 등의 피해를 입어도 이에 대한 형사처벌을 기대할 수 없었으나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이제는 가족으로부터 받은 재산범죄 피해 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형사고소하고, 강력한 처벌을 탄원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취지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해당 규정의 효력이 상실되었다면,

혹시 가족으로부터 명의도용 피해를 당해 내 이름으로 거액의 대출 빚이 생기거나, 채권자로부터 거액을 빌려 채무가 발생하였을 시 그 빚에 대해 '변제 책임'도 면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그건 또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어서,

사실상 가족으로부터 통장, 도장, 카드 등을 절도, 명의도용 당해 원치 않는 빚, 채무가 생겼다 할지라도 그 채무에 대한 변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민사상 대여금소송이나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등을 통해 채무 변제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을 별도로 받으셔야만 합니다.

 


가족 친구에게 빌려준 통장 

사기 대포통장이나 명의도용으로 범죄에 이용했을 시 피해자에게 대신 갚아줘야 할까

photo by gettyimagebank

 

최근에는 관련사건 자문을 요청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건내용은 의뢰인 비밀보호 차원에서 사실관계 각색 후 소개합니다.

인천형사전문변호사이자 민사전문변호사인 저를 찾아오신 의뢰인은

오래 전 어머니께 빌려드린 통장이 어머니의 '사기' 범행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어 다급히 저희 사무실을 방문하셨습니다.

약 5~6년 전쯤 전문직 자격증 취득과 함께 독립을 하면서 혼자 계신 어머니의 생계가 걱정되었던 의뢰인은 의뢰인 명의의 통장과 도장, 비밀번호를 어머니께 알려 드렸고, 수시로 해당 통장에 어머니 용돈을 채워놓아 어머니께서 편히 쓰시도록 배려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 2년 전쯤 어머니께서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어머니가 갑자기 이전과는 달리 명품 옷을 사거나 가방을 사는 등 사치스럽게 변하였고, 이에 대해 의뢰인께서 어머니께 여쭤봐도 남자친구로부터 선물받았다는 이야기만 할 뿐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 전혀 내용을 몰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결국 몇 주 전에 법원으로부터 '대여금소송' 소장을 송달받은 의뢰인께서는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전부 알게 되었고,

의뢰인의 어머니께서는 사기 전과자인 남자친구과 공모하여 투자사기 범행을 저질렀으며, 의뢰인의 어머니께서는 자신의 딸인 의뢰인의 통장을 이용해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피해금원을 송달받는 등 의뢰인 계좌를 사기 범행에 이용,

사기 피해자들은 의뢰인의 통장으로 피해금원을 입금했고, 전문직인 의뢰인의 명성을 믿고 투자한 것이라면서 의뢰인을 상대로 투자금 명목으로 빌려 주었던 대여금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통장 명의자 모르게 사기범행에 이용당한 계좌

사기피해자들에게 대신 돈을 갚아줘야 할까

photo by gettyimagebank

 

설령 의뢰인께서 범행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의뢰인의 통장이 사기 범행에 이용되었다 하더라도

의뢰인께서 어머니에게 자신의 통장 및 계좌비밀번호 등 개인의 금융거래매체 이용에 필요한 것들을 대여, 양도해주면서 "어쩌면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겠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의뢰인께서 설령 사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사기행위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어머니의 사기피해자에게 대여금을 변제, 반환해 주어야 할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본인이 아닌 타인에게 통장, 카드, 계좌비밀번호 등 금융거래매체를 절대 대여하거나 양도하여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에까지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계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하여 개인의 금융거래매체를 대여, 양도함으로써 발생한 피해에 있어서는 그 명의를 대여해 준 명의자에게도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인터라

자칫 잘못하면 통장의 명의자인 의뢰인께서 어머니의 범행사실을 모르고 있었더라도 사기 피해자에게 피해금원을 변제, 반환해 줄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다 할 것입니다.

 


범행을 예견할 수 없었다면 변제책임 없어

photo by gettyimagebank

 

다만 사건의 정황상 의뢰인께서 어머니의 범행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 인정된다면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함으로써 사기 피해자들의 피해금원 변제 요구를 적극 반박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억울하게 대여금반환소송 등이 제기된 상황이라면 즉시 민사형사전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고등학교 동창에게 본인 명의의 통장과 비밀번호 등을 빌려주었다가 동창이 이를 사기 등 불법행위에 이용함에 따라 동창의 사기 피해자로부터 무려 1억원이 넘는 대여금 반환 청구를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원심 법원은 피고가 동창에게 본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할 경우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는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이 있다'면서 원고(사기 피해자) 승소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피고와 동창은 30년 이상 알고 지낸 동창관계 이고, 피고는 동창에게 이 사건 계좌 외에도 여러 계좌를 사용하도록 허락했으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대가를 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처음 피고가 동창에게 계좌를 빌려준 시점으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2021년까지 계좌 사용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가 동창의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환송한 사례가 있었던바

구체적인 사건의 정황상 통장 등 금융거래매체의 명의자가 대여자의 불법행위를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다면 공동 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명의도용이나 계좌도용 피해 시 대여금반환소송에서 승소하려면

따라서 혹시라도 제게 도움을 청하신 의뢰인처럼 믿었던 가족, 절친한 친구의 사기, 횡령, 배임 등 범죄 피해자들에게 '공동 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물게 될 상황에 처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 민사전문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시어 해당 사건이 공동 불법행위가 인정될 만한 사안인지를 꼼꼼하게 검토 받으신 후 공동 불법행위를 부인해 볼 만한 사정이 있다면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증거, 법리를 갖추어 사건 초기부터 강력히 반박하셔야 할 것이며

특히 통장, 카드 등 개인 금융거래매체를 대여해 준 경위,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 등의 범죄행위를 예측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사정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하시어 억울하게 피해자들의 피해금원을 대신 물어줘야 할 상황을 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