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형사전문변호사 서범석변호사입니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카톡폭로'와 관련하여 명예훼손죄 성립여부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사람이 명백하게 잘못을 저지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알 수 있는 특정정보를 공개하여 카톡내용을 폭로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을 때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와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피해자만 처벌받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저도 사건을 하다보면 종종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의뢰인들을 만나뵙곤 합니다.
상간녀 부모를 찾아가 불륜사실을 폭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받나요?
최근 저를 찾아오신 의뢰인께서도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고 상간녀를 찾아갔다가 되려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상황에 처하여 억울함을 호소하셨습니다.
의뢰인 비밀보호 차원에서 사실관계 각색 후 소개해드리면,
의뢰인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동생 같은 지인이 있었는데, 해당 동생이 이혼 후 힘든 시기에 의뢰인께서 직접 의뢰인 집에 머물게 하면서 도와 주기도 하는 등 각별한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동생과 의뢰인의 배우자가 의뢰인 몰래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배신감과 분노에 이성을 잃은 의뢰인께서는 상간녀의 집에 찾아가 상간녀의 부모가 있는 앞에서 외도사실을 폭로하고 난동을 피운 사실로 형사입건되어 인천형사전문변호사인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상간녀 불륜폭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할까?
사실 의뢰인께서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고, 어쩌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셨으면서도 배우자의 외도상대가 누군지 아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무작정 상간녀의 집을 찾아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배우자의 외도로 인하여 발생한 각종 형사사건들, 예를 들어 폭행, 상해, 명예훼손, 모욕 등과 관련한 사건들을 보면 순간적인 분노와 배신감으로 인해 저질러 버린 범행들이 많은 만큼 배우자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 순간 누구나 감정적으로 심히 동요하고 이성적 판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단 의뢰인께서는 사건이 발생한 만큼 형사사건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진행하여 강력한 법적대응을 진행하길 원하셨는데,
명예훼손 사안을 살펴보면 의뢰인께서 당사자인 상간녀나 배우자가 아닌 제3자가 있는 장소에서 공연히 상간녀의 불륜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사실을 근거로 상간녀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한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법에서는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성립하며, 이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아무리 의뢰인의 배우자와 상간녀가 불륜을 저지른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해당 사실을 당사자들이 아닌 제3자가 있는 장소에서 공연히 폭로하여 명예훼손하였다고 한다면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할 것입니다.
폭로대상이 상간녀의 가족이라면, 전파가능성 따져 명예훼손죄 성립여부 다퉈 볼 여지 있어
다만 상간녀의 불륜을 폭로하여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연성, 전파가능성 등 '명예훼손죄의 성립요건'을 다퉈 볼 여지가 있다고 한다면 명예훼손죄 무혐의, 무죄를 주장해 볼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제대로 사건을 검토받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1) 공연성(전파가능성), 2) 명예훼손의 내용, 3) 비방의 목적 이 세 가지의 구성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의미하는 '공연성'에 대하여 대법원은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구성요건으로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하는 표현을 특정 소수에게 한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해서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서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므로,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친밀하고 사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공적인 관계에서도 조직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실의 확인 또는 규명 과정에서 발언하게 된 것이거나, 상대방의 가해에 대하여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언하게 된 경우와 수사·소송 등 공적인 절차에서 당사자 사이에 공방을 하던 중 발언하게 된 경우 등이라면 발언자의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로부터 상대방이 불특정인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336 판결)" 고 판시하면서
명예훼손 당시에 공연성이 있었는지 판단할 때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등 객관적 사정에 관해 심리하고 상대방이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바
제게 도움을 요청하신 사안처럼 상간녀의 부모와 같이 명예훼손 피해자와 긴밀한 관계에 있어 명예훼손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대상에게 그 명예훼손의 행위를 하였다고 한다면 '공연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공연성을 부인하여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다퉈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상간녀의 가족에게 불륜사실을 폭로했다면, 명예훼손죄 성립여부와 선처방안은?
따라서 제게 자문을 요청하신 의뢰인 사례처럼 배우자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 후 흥분한 나머지 불륜사실을 폭로하였다가 명예훼손죄 등으로 형사처벌 받게 될 상황에 처하신 경우에는
서둘러 변호사에게 사건을 검토 받아 그 폭로대상자 등 구체적인 사안을 분석함으로써 공연성, 전파가능성의 명예훼손 성립요건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 판단하여 사건의 대응방향을 설정하시고,
혹시라도 유죄가 인정될 만한 사안이라고 한다면 폭로를 하게 된 계기, 폭로를 한 대상 및 폭로 방법 등을 근거로 선고유예나 기소유예 등의 선처를 적극 구해보시는 것이 중요하며
형사사건에서 다소 불리하더라도 민사상 상간녀위자료소송에 집중할지, 아니면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는 대신 상간녀위자료소송에서 일부 양보할지 등의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하시어 사건에 대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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