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찰출신변호사 서범석변호사입니다.
지난 주, 유명 연예인의 친형 횡령사건으로 언론이 떠들썩했습니다.
이미 한참 전에 보도되었던 사건이었으나, 검찰 대질조사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형제의 아버지가 고소인인 동생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던 것인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동생이 고소한 상대이자 이번 횡령사건의 피의자인 형이 아닌 '아버지'가 본인이 횡령범행을 저질렀다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친족상도례" 제도 적용을 염두한 주장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부모, 자녀, 형제자매, 배우자가 가해자인 절도, 횡령, 사기 사건은 처벌 안 받는다니?
친족상도례 제도
실제로 경찰출신변호사이자 경찰 경제범죄수사팀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는 제게 부모님이나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간에 발생한 절도, 횡령, 사기 등 재산범죄, 경제범죄 사안으로 사건을 의뢰하고자 찾아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렇게 가족간에 발생한 사건은, 사안에 따라서는 피의자(가해자) 입장에서 '친족상도례'를 주장하여 불송치, 불기소 공소권없음(재판 단계에서는 공소기각)를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의자든 피해자든 각자의 입장에서 형사전문변호사에게 사건을 면밀히 검토받으시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대응전략을 수립하여 수사기관 조사에 임하셔야만 하는데,
최근에도 경찰출신변호사인 제게 믿었던 가족으로부터 재산범죄 피해를 입고 상담을 요청하신 의뢰인이 계셨습니다.
자녀로부터 재산을 절도, 횡령 당한 의뢰인
*의뢰인의 비밀보호 차원에서 사건내용은 각색하였습니다.
경찰출신변호사이자 인천형사전문변호사인 제게 꼭 상담을 받고 싶으시다며 인천송도 사무실로 방문하신 의뢰인께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으로 평생을 바쳐 회사를 일구던 중 약 5년 전쯤 급히 수술이 필요한 질병이 발견되어 수술 및 재활 등에 집중하느라 아들에게 회사자금 관리를 잠시 맡겨 두셨습니다.
중요한 결재는 의뢰인께서 직접 하셨고, 자금 운용과 관련하여 중요한 집행의 의뢰인께서 직접 의사결정 하시긴 하였으나 아무래도 몇 번 거듭된 수술로 인해 중간중간에는 아들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던 의뢰인께서는
얼마 전 회사 자산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상환이 다가와 일부를 처분하고 현금화 하던 중 의뢰인 개인 명의와 법인 명의 통장에서 수십억원의 자금이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뿐만 아니라 거래 대금 일부가 법인 계좌가 아닌 일부 개인 계좌로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여 확인한 결과,
회사를 믿고 맡겼던 아들과 며느리가 아버지인 의뢰인의 개인계좌는 물론이고 법인계좌에서 돈을 빼돌렸을 뿐만 아니라 거래처 대표를 협박하여 손주와 아들의 지인들 개인계좌로 거래대금 일부를 입금하도록 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사람도 아니고 자식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것은 물론이고, 어렵게 일궈 온 회사와 직원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아드님을 용서하기 힘들었던 의뢰인께서는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경찰출신변호사인 제게 자문을 구하셨습니다.
가족간 적용되는 친족상도례란?
가족간에 발생한 재산범죄에서는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 반드시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만한 사안은 아닌지 검토하셔야만 합니다.
친족상도례란, 가족간에 발생한 절도 등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가족간에 스스로 해결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법이 최소한의 개입만 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형법에서는
1)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가족, 동거친족 또는 그 배우자간에 발생한 절도, 횡령, 배임과 같은 재산범죄는 가해자로 하여금 그 형을 면제하며
2) 위의 가족 이외의 친족간에 발생한 절도, 횡령, 배임과 같은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뢰인의 사건에서도 이론적으로 봤을 때는 비록 아들이 아버지의 돈을 횡령, 절도한 것이라 하더라도 사건의 가해자인 아들은 피해자의 직계혈족에 해당하므로 아들의 경우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받아 형을 면제 받을 수 있으므로 사안에 따라서는 고소를 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처벌로 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고소의 의미나 효용이 떨어진다고 할 것입니다.
부모, 자녀, 형제자매, 배우자로부터 당한 재산범죄, 가해자 처벌할 방법이 없을까?
실제로 의뢰인과 같이 부모자녀 관계 이외에도 배우자나 형제자매간에 몰래 카드나 통장, 도장, OTP카드 등 금융거래 보안매체 등을 절도하여 금원을 인출하거나, 횡령한 사례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분명 가족의 잘못된 행동으로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처벌할 수 없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아무리 가족간에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 분석하느냐에 따라 가해자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는 것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처벌로까지 이어지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건을 검토 받으실 때는 경제범죄, 재산범죄 수사나 사건해결 경험이 풍부한 경찰출신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등 관련 사건 전문가에게 검토를 받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범죄수사팀장을 역임한 경찰출신변호사로서 몇 가지 판례를 소개해드리면,
(1) 대법원은 어머니 소유의 현금인출카드를 훔쳐 현금자동인출기(ATM)기를 통해 본인 계좌로 약 1500만원 가량을 이체한 사안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어머니인 만큼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처벌이 되지 않는다" 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훔친 현금카드로 돈을 인출, 이체하였다면 절도죄가 성립하고, 여기서 피해자는 어머니가 아닌 '현금자동인출기 관리자'인데,피고인은 현금자동인출기를 속여 마치 카드의 주인인 어머니인 것처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돈을 인출하였으므로 피고인의 범행에 따른 피해자는 실질적인 금전피해자인 어머니 외에도 현금자동인출기를 관리하는 은행도 컴퓨터등이용사기, 절도 피해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친족상도례에 의한 면책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면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사건이 있었으며
(2) 또, 대법원은 아내의 현금카드를 훔쳐 돈을 인출한 사안에 대하여 위와 유사한 취지로 "현금자동인출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현금을 훔친 것으로서 절도죄가 성립하며, 피해자는 현금인출기 관리자"라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판결을 확정한 사건이 있었던바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은행이나 ATM기기 등을 통해 절도, 횡령, 배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면 금전피해자인 가족 외에 그 인출, 이체과정에서 제3자의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가해자의 범행과정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가해자의 범행을 밝히고, 실질적인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주장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으로 인한 재산범죄 피해, 회복받으려면
위와 같이 실질적인 형사처벌이 중요한 이유는, '피해회복' 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기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피해회복 여부가 형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처벌이 가해진다면 가해자 입장에서는 피해자에게 일부라도 피해금원을 돌려 주어서라도 형량을 낮추는 데에 집중할 수 있으므로
아무리 가족간에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형사전문변호사, 경찰출신변호사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강력하게 형사고소 조치하시고 합의 등을 통해 피해금원을 회복하시거나 혹시라도 형사사건 과정에서 피해회복을 받지 못 하셨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등의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변호사와 상의하셔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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