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찰출신 인천형사전문변호사 서범석변호사입니다.
아동학대와 더불어 '불법녹음' 문제가 또다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유명 웹툰작가가 자녀의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목적으로 자녀의 책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러한 행동이 '불법녹음' 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한 많은 의혹과 문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불법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불법행위이자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상에서 불법녹음을 하는 사례가 꽤 많이 발생하는바, 이번 사건은 물론 불법녹음 건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증거확보를 위한 녹음, 불법녹음이라면 증거제출 안 될까?
최근 경찰출신변호사이자 인천형사전문변호사인 제게도 불법녹음으로 확보한 증거를 제출해도 되는지에 대해 문의를 주신 의뢰인이 계셨습니다.
횡령배임 사건으로 형사처벌 받을 위기에 처한 의뢰인께서는 제게 자문을 받고자 인천송도 사무실에 방문하셨고, 이야기 끝에 자신의 무혐의를 증명하고 억울한 누명을 씌운 범인을 적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회사의 다른 임원 사무실에 녹음기를 설치하였다고 말씀주셨는데요
의뢰인께서는 몰래 설치해 둔 녹음기를 다시 확보하여 재생해보니 처음부터 의심했던 바와 같이 의뢰인을 회사에서 내보낼 목적에서 해당 임원이 회사 대표와 공모하여 의뢰인을 모함한 것이었는데,
문제는, 의뢰인께서 하신 것과 같이 녹음기를 설치해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이번 횡령배임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해당 임원 등을 처벌할 수 있는지 자문을 구하고자 경찰출신변호사인 제게 자문을 구하셨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고 녹음을 한 것인데, 형사처벌 대상이 될까요?
의뢰인께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극심한 마음고생을 하셨으며, 어쩔 수 없이 불법녹음을 해서라도 누명을 벗을 만한 증거를 확보하셨어야 했기에 어렵게 녹취를 감행하셨던 것이었습니다만
그 목적과 상관없이 일단 '불법녹음'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금지된 불법행위로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타인간의 대화를 불법녹음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등 벌금형 기준 자체가 없이 징역형 이상의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뢰인께서 설령 자신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목적에서 녹취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사람의 사무실에 녹음기를 설치, 그 당사자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였다면 '불법녹음' 행위로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실제로 최근에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는 이혼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할 목적에서 아내의 사무실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몰래 숨겨 아내와 타인간의 대화를 불법녹음한 남성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를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사건이 있었으며
이밖에도 과거 한 남성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여 자신의 집 거실에 도청장치를 설치, 아내의 통화내용이나 타인과의 대화를 엿들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법원은 이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사건이 있었던바
억울한 누명을 벗고자 하는 목적이나 의도였을 뿐 누군가를 해할 목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의뢰인으로서는 자칫 잘못하면 징역형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타인의 대화를 엿듣고자 녹음기을 설치했다면 주거침입 등의 추가 혐의도 적용될 수 있어
더구나 위와 같은 사건에서 더 조심하셔야 할 것은, 타인의 대화를 녹음할 목적으로 타인의 집이나 사무실 등에 불법으로 침입하였다가는 주거침입, 건조물침입 등의 죄가 더해져 중형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인데
형법에서는 타인의 주거나 건물, 사무실 등에 불법으로 침입하거나 퇴거요청에 응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 주거침입, 건조물침입죄를 적용,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의뢰인과 같이 자신에게 허가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사무실 등에 불법으로 침입하였고, 심지어 불법녹음을 목적으로 침입한 것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를 비롯하여 건조물침입죄 등이 인정되어 징역형 이상의 중형에 처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질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불법녹음으로 형사입건되었으나 선처 받으려면
그렇기 때문에 불법녹음을 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자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혹은 불법녹음 사실을 발각되었을 시에는 반드시 그 억울한 사정을 설득력있게 피력, 호소함으로써 선처를 받으실 수 있어야 할 텐데
불법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불법행위인 것은 맞지만, 의뢰인과 같이 무고하게 형사처벌 당할 위기였다거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에 있어서 가해자의 범행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확보 방법으로서 어쩔 수 없이 불법녹음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사건초기부터 자신이 불법녹음을 하게 된 경위, 목적, 녹음을 한 기간, 내용 및 기타 동종 범죄이력이 있었는지 여부 등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될 만한 사정들을 적극적으로 호소함으로써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등의 선처를 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아내의 외도 증거를 확보할 목적으로 아내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였다가 기소된 남성에 대하여,
분쟁의 발단과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불문하고 위법하게 녹음한 행위 등에 대해서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피고인(남성)이 초범이고, 범행을 모두 자백, 반성하고 있으며, 아내와 이혼해 자녀들의 양육비를 책임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유예'의 선처를 내려준 사건이 있었던바"
혹시라도 불법녹음을 하여 형사입건되는 등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였다 하더라도 사건초기부터 어떤 자세와 전략으로 사건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건에 연루되셨을 때는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고, 대응책을 마련하여 선처를 구하셔야 할 것입니다.
불법녹음으로 확보한 증거, 증거로 제출하고 증거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불법녹음으로 확보된 증거가 민사사건이나 형사사건에서 중요한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궁금하실텐데
일단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 확보된 증거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다만,
불법으로 수집된 증거라 하더라도 그 증거의 채택여부는 재판부에게 재량권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해당 증거가 사건에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증거수집 방법에 있어서도 인정할 만한 유리한 정상이 있다고 한다면 그 증거의 가치가 불법녹음으로 인해 침해된 제3자의 통신비밀, 사생활 등의 가치보다 크다고 인정되어 '증거로서 채택'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바
혹시라도 경찰출신변호사이자 인천형사전문변호사에게 조력을 요청하신 사건의 의뢰인처럼 불법녹음된 사건의 결정적 증거와 관련하여 증거제출 여부, 불법녹음 처벌가능성 등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구체적인 사건내용을 들고 사전에 꼭 형사전문변호사의 자문을 구하시고, 나에게 돌아 올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두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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