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민사전문변호사 서범석변호사입니다.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담보’ 를 보신 분들 계실까요?
비록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영화에서는 사채업자 두 명이 채무자로부터 딸을 담보로 받게 되었다가 채무자의 딸과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루었었죠.
물론 실제로 사람을 담보로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긴 합니다만 돈을 빌리거나 계약을 할 때 재산적 가치가 있는 동산 혹은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고, 또 채권채무관계에 있어 '담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소재가 영화화 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지 않았다거나 계약을 위반하였다고 한다면 담보로 맡긴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그 처분권리가 채권자에게 돌아간다고 할 것이므로 물적담보가 있는 경우 기한에 맞춰 채무를 변제해야 하며,
혹시라도 채권자가 약속된 기한 전에 담보를 처분해 버렸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만큼 '담보'는 계약과 거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보물을 함부로 처분해버린 채권자에 대한 법적조치 가능할까?
(사건내용은 의뢰인의 비밀보호 차원에서 사실관계 각색 후 소개하겠습니다.)
최근 인천민사형사전문변호사인 제게 도움을 청하신 의뢰인은 급히 사업자금이 필요한 탓에 거래처로부터 수억원을 빌리면서 의뢰인의 고급외제차량과 사무실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조만간 자금이 풀리면 채무를 변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의뢰인께서 특별히 아끼는 차량까지 담보로 제공했던 것이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였는지 채무 변제기일이 도래하기도 전에 거래처 대표는 담보로 제공했던 의뢰인의 차량을 처분해버렸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의뢰인께서는 채무변제기한이 도래하기도 전에 담보를 처분해버린 채권자에 대하여 어떠한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받고자 인천민사형사전문변호사인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채무변제기한 전에 담보를 처분해버린 채권자, 법적대응 가능할까?
민사전문변호사로서 다양한 채권채무관계에서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다보면 간혹 "채권자라고 해서 채무자에 대해 가혹한 채권 추심행위를 하거나 담보물을 마음대로 처분해버리는" 사례가 있기도 합니다.
채권채무관계에 있다고 해서 채권자가 모든 권리를 갖거나 모든 분쟁의 소지에 있어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법적인 추심행위나 권리권한을 넘어선 행동을 하셔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며, 또 채무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채권자의 태도나 행동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으실 수 있을 텐데요.
우선 제게 사건자문을 의뢰주신 사안에 대해 살펴보면
채무변제기한 전에 채권자가 채무자의 동의없이 담보물을 마음대로 처분해버린 경우에는 형법상 '배임죄'로 형사고소가 가능한지 검토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1. 형법상 배임죄 성립여부 검토 및 형사고소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하여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며
대법원은 배임죄 성립과 관련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ㆍ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20도8682 판결 참조)." 고 판시한 사례가 있는바
만약 일반적인 채권채무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무에 대한 변제가 이루어질 때까지 채무자의 재산을 보호, 관리할 책임이 채권자에게 있었다고 한다면 형법상 '배임죄'로 형사고소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배임죄 성립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대법원에서는 운송회사 대표가 업체명의의 지입차량을 차주 몰래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은 사안에 대하여 '배임죄 성립' 판결을 내리면서, 일반적인 지입계약의 기본내용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지입차량을 임의로 처분해서는 안 되며, 피해자들의 동의없이 저당권을 설정해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한다면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사례가 있었으므로
각 사안의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살펴보시고 일반적인 소비대차, 즉 금전의 대여관계를 넘어선 신뢰를 기초로 한 담보물이었다고 한다면 형법상 '배임죄'로 형사고소 하시는 방안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2. 민사상 담보물 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 검토
또 민사적으로 담보물을 동의없이 처분해버린 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실 수 있다 할 것인데,
의뢰인께서 채무변제기한까지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인 상대방은 채무를 변제받은 즉시 담보물의 소유권을 채무자인 의뢰인께 다시 이전해 줄 책임과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담보물을 처분해버려 소유권이전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하였다고 한다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담보물을 가치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시고 금전적으로나마 배상을 받으시는 방안을 검토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채권자로 하여금 담보물 처분에 대한 법적책임을 묻고 승소하려면?
앞서 살펴보신 바와 같이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한다면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형사처벌이 가능한 만큼 가장 우선적으로는 담보물을 맡기게 된 경위와 구체적인 두 사람간의 계약관계를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형사고소가 이루어진다면 채권자로서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을 넘어서 '형사처벌'의 압박이 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함부로 담보물을 처분해버린 데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력히 물을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사건을 상세히 검토받으시고 형사고소 가능성을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설령 일반적인 채권채무관계로서 형사고소까지는 어렵다 하더라도 금전적으로나마 담보물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고 배상받으셔야 하는바,
일단 채권채무관계에서 채무변제의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였음을 입증할 만한 증거와 함께(채무 입금내역이나 영수증 등) 담보물의 현재 시세, 담보물의 특성상 장래에 그 가치가 상승한다고 볼 수 있는 사정 등 담보물 가치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구체적 자료를 준비하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간 성실한 채무이행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고의로 담보물을 처분한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책임을 물어 재판부로부터 최대한의 손해배상금을 인정받으실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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